가온건축의 건축가 임형남, 노은주는 서울 마포에 설계할 건물의 입지를 살펴본 후, 건축 설계방향을 계단식 정원을 활용한 공중정원을 생각해냈다. 빽빽하게 들어찬 도심 속 골목 어귀에 각 층에 발코니를 내고 옥상을 활용한 입체적인 정원. 매매가 잘 일어나는 건물만이 생존하는 도심 골목에 숨통 트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건축은 ‘틈’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다양한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먼저, 외부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바위 형상으로 만들고 바위 틈 사이로 녹색의 풀과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떠올리게 설계했다. 전면에는 맞은편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커다란 가벽을 설치했다. 가벽은 답답하지 않도록 구멍을 내고, 건물 외벽과 1미터 정도의 발코니로 틈을 만들었다.
건물은 틈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출입할 수 있다. 1층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중정과 후정으로도 출입이 가능하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나기도 한다. 안쪽 공간에는 지하로 5m 높이의 선큰 가든을 만들었다. 넓은 지하 마당에는 한적함을 연출할 단풍나무를 심어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전한다. 이곳에는 틈을 이용해 원래 놓여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통로가 되는 길 그리고 이와 어우러지는 조경 공간이 조성됐다.
지하 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도로에서 직접 연결된다. 넓었다가, 좁아지다가 어둡거나, 대나무와 담을 끼고 빙 돌아가는 길도 존재 한다. 마치 산에 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생명력을 가진 건축물 안의 틈은 이곳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여유를 경험토록 한다.